코로나 기간이었던 지난 몇 년간 우울증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유병률이 43%이었는데 2020년 우울증의 유병률은 52%로 증가하였고, 특히 중증 우울증 유병률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실제 병원을 찾고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이 정도니, 증상을 숨기거나 비교적으로 심하지 않은 분들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성인 우울증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원인과 증상 그리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울증의 개념과 증상
우울증은 일상생활에 지속적으로 우울함과 희망을 느끼는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일반적인 슬픔이나 우울함과는 다른 차원의 정서적 상태를 묘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우울증 환자를 떠올리면 하루동일 울거나, 매일 힘들어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울증에 걸린 환자들은 생활 속에서 사소한 변화들로 나타나며 자신도 모르게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은 단기간의 우울한 기분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무기력하고 힘들어하는 느낌이 지속되며, 삶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로 인해 수면 패턴이나 식사 습관이 크게 바뀌곤 합니다. 수면 패턴이 무너져서 밤에 잠이 오질 않거나, 반대로 무의식 중에 너무 많이 자기도 합니다. 또한 식욕이 넘치기도 하고, 반대로 입맛이 아예 없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체중이 급격하게 줄거나 느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사회적 관계와 업무에 영향을 미치며, 생활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상적인 활동이나 이전에 재밌게 했던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기도 합니다. 쉽게 했던 일들도 부담이 되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죠. 또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완료할 때 굉장히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럴 경우 다른 사람이 보기에 게을러졌다 혹은 관심이 없어졌다 등의 오해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기보다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우울증의 원인과 성향
우울증은 복합적인 원인들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합니다. 사소한 것에서 실수하고, 스스로를 형편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갇히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비난하며 자존감을 떨어트리다 보면 우울증이 점점 더 심해집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고, 불확실한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능력 밖의 일을 한탄하며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서 점점 마음의 병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모든 사람에게 생길 수 있지만, 특정 성격이나 특정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생길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완벽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우울증에 쉽게 걸립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목표를 터무니없이 높게 잡고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비난합니다. 완벽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목표 설정이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개인의 실패로 여기기 때문에 실패자 혹은 패배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고 스스로에게 과도하게 채찍질을 하게 되기 때문에 우울증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우울증에 잘 걸립니다. 본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기 때문에 문제나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다른 사람과 상담을 하고 고민을 나누기보다 혼자 해결하려 합니다. 모든 힘듦과 스트레스를 혼자 짊어지다 보니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렇게 내향적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속마음과는 별개로 겉으로만 너그럽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에서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반대의견을 내지 못하고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는 나 사이에 불일치들이 쌓여가면서 많은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스트레스만 쌓여갑니다.
이러한 성향 뿐만 아니라 40대, 50대가 되면 남성 여성 모두 우울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에는 호르몬의 변화가 크기 때문입니다. 중년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점차 감소하며 성기능 저하, 불안, 피로감,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테스토스테론은 우리의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데 수치가 낮아지면 수면과 기분, 식욕과 같은 여러 가지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로토닌 수치가 떨어지면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같은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이직, 승진, 퇴직을 준비할 수도 있고, 부모님의 사망, 자녀의 독립과 같은 생활의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중년기의 여성은 통계적으로 남성보다 2배가량 우울증을 더 자주 경험한다고 합니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감소하며, 완경에 가까워질수록 수치가 심하게 줄어듭니다. 에스트로겐 또한 세로토닌의 활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은 주로 여성의 난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입니다.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여성은 불안, 기분 저하, 수면 문제와 같은 증상을 경험합니다. 이것을 생리 전 증후군 pms라고 부릅니다. 임신 후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산전, 산후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 완경 이후에는 갱년기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한 우울증은 성향적 요인,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지며, 어린 시기의 외상적인 경험과 스트레스, 심리적인 충격, 사회적 고립 등도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눈치채기가 힘들고, 심각성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로 약물 치료와 심리치료가 우울증의 치료에 사용됩니다. 약물 치료는 신경전달물질의 수치를 조절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사용되며, 심리치료는 인지행동치료, 대인 관계치료 등이 있습니다. 또한 스스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운동, 규칙적인 수면, 건강한 식습관 등이 도움을 줄 수 있고, 취미 활동을 하는 것도 우울증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와 더불어 주변사람들의 이해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있어야 환자가 스스로 혼자가 아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감정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끊어내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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